중성자별은 중력으로 인해 핵물질이 붕괴되어 생성되는 초고밀도 천체로 알려져 있지만, 밀도가 특정 한계점을 초과하면 중성자 자체가 더 이상 안정을 유지할 수 없고 쿼크로 분해될 수 있다는 가설이 있다. 이러한 상태의 천체를 ‘쿼크별’ 혹은 ‘이상물질별(strange star)’이라 부르며, 이는 표준 핵물리 이론과 양자색역학(QCD)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한 존재다. 이 글은 쿼크별의 이론적 배경, 예측되는 물리적 특성, 관측 가능한 시그니처, 그리고 현존하는 후보 천체 사례를 통해 그 존재 가능성을 분석한다.
중성자별의 정의와 이론적 배경 : 쿼크물질의 별
중성자별은 질량이 태양의 약 1.4~2배에 이르면서도 반경이 10~12km에 불과한, 상상조차 되지 않는 천체이다. 그 내부는 중성자들이 서로 맞닿은 상태로 존재하는 ‘중성자 축퇴 물질’로 채워져 있으며, 이는 강한 핵력에 의해 겨우 지탱되는 상태다. 하지만 이 밀도가 임계치를 초과하면 중성자 자체도 더 이상 안정하지 못하고, 구성 입자인 업 쿼크(u)와 다운 쿼크(d)로 분해된다. 더 나아가 에너지가 충분히 높을 경우, 드물게 존재하는 스트레인지 쿼크(s)가 추가되어 보다 안정적인 ‘이상 쿼크물질(strange quark matter)’ 상태로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이러한 이상물질은 MIT Bag Model 등 양자색역학(QCD) 기반 이론에서 유도되며, 1984년 Edward Witten은 "우주에서 가장 안정된 물질 상태는 철이 아닌 쿼크물질일 수 있다"고 제안해 쿼크별 이론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는 천체물리학에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으며, 중성자별·블랙홀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중간 단계의 천체로서 쿼크별 개념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서론에서는 이론적 배경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쿼크별의 정의와 중요성을 개략적으로 살펴본다.
쿼크별의 구조, 상태방정식, 그리고 물리적 특징
쿼크별은 내부가 핵자(nucleon)가 아니라 자유롭게 운동하는 쿼크들로 채워져 있는 천체다. 일반적으로 u, d, s 세 가지 쿼크가 거의 동등한 밀도로 존재하며, 이는 색중성(color neutrality)과 전하중성(charge neutrality), 그리고 β-평형(beta equilibrium)을 만족하는 압축된 상태로 설명된다. 이 상태를 기술하는 데는 MIT Bag Model, NJL 모델, Perturbative QCD 계산이 활용되며, 그 결과로 도출되는 ‘상태방정식(EOS)’은 중성자별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콤팩트한 성질을 가진다. 예를 들어, 같은 질량을 가진 중성자별과 쿼크별을 비교하면 쿼크별은 더 작은 반경(∼8~10 km)을 가지며, 중심 밀도는 10¹⁵–10¹⁶ g/cm³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쿼크별 표면은 중성자별처럼 급격한 밀도 변화 없이 완만하게 쿼크물질이 ‘노출’된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전자가 탈출하며 강력한 정전기적 표면장이 형성될 수 있고, 고에너지 전자기 복사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쿼크별은 자전 및 열적 특성에서도 중성자별과 구별된다. 예를 들어, 일부 쿼크별은 자전 속도가 더 빠르며, 자체 발열이 중성자별보다 낮아 냉각 곡선이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쿼크물질은 중성자별보다 더 빠르게 중성미자를 방출하기 때문에, 온도 감소가 급격하다. 이 같은 차이는 X선 망원경(NICER, XMM-Newton 등)으로 표면 온도 변화와 방출 스펙트럼을 정밀 분석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쿼크별이 충격(예: 충돌, 글리치 등)을 받을 때 발생하는 중력파 패턴은 기존 중성자별 모델에서 예측되는 것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파형은 중력파 검출기(LIGO, Virgo, KAGRA)에서의 향후 관측 대상이 된다. 본론에서는 각 모델의 상태방정식 수식, 물리량(압력, 밀도, 질량-반경 관계) 도출 과정을 기술하고, 관측 가능한 여러 천체 신호들과의 대응을 분석한다.
관측과 실험으로 다가가는 쿼크별의 실체
현재까지 쿼크별로 추정되는 확정적인 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부 천체들은 중성자별로 보기에는 설명이 어려운 특이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RX J1856.5–3754는 반경과 온도 측면에서 기존 중성자별 모델과 일치하지 않아 쿼크별 가능성이 제기된 사례이며, XTE J1739–285는 1.12 ms의 매우 짧은 자전 주기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돼, 이 역시 쿼크물질로 구성된 내부 구조 덕분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향후 SKA, NICER, Athena와 같은 고해상도 천체 관측 장비가 본격 가동되면, 질량–반경 관계의 정밀 측정이 가능해져 중성자별과 쿼크별의 경계선을 보다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또한 CERN과 RHIC에서 진행되는 초고에너지 입자 충돌 실험은 쿼크-글루온 플라즈마 상태를 재현해 쿼크물질의 성질을 실험적으로 규명하고 있으며, 이는 쿼크별 존재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결론적으로, 쿼크별은 중성자별 너머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별’로서, 핵물리학·입자물리학·천체물리학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그 존재가 실증된다면, 이는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물질이 어떤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커다란 진보가 될 것이다. 또한 블랙홀보다 한 단계 이전의 붕괴 상태를 이해함으로써, 중력 붕괴의 연속성과 임계조건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쿼크별은 단지 이론 속 가능성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을 뿐인 실제 존재일지도 모른다.